마이스토리/과거로의 여행

내가 아는 한 가지 ..

venhuh 2013. 12. 17. 02:28


내가 아는 한 가지 (1992)...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안올지 몰라

사랑이라는 감정의 물결 

그런때가 왔다는 건 삶이 가끔주는 선물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는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인걸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거야

그대라는 커다란 운명

이 세상의 무엇하나도 

나를 꺾을수는 없겠지만

너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한가지

네가 원하는 건 나또한 원하는 거야

이미 나는 따로 있질 않아

이별이라는 것 또한 

사랑했던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추억일지 몰라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인걸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거야

그대라는 커다란 운명

이 세상의 무엇하나도 

나를 꺾을수는 없겠지만

너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한가지


...




2013년 12월 17일. 



오늘도 늦은 퇴근. 겨울..


집앞 골목길, 현관에 들어서기 전에 꼭 한걸음 멈춰서서 하늘을 보곤 한다.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아주 짧은 그 시간동안 난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현관으로 들어서며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서면서부터 정해진 순서대로 무장해제를 한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이것저것 하룻동안 나와 함꼐 했던 짐들을 내려놓고, 옷을 벗어 갈아입고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에 들러 다시 방에 들어선다. 


그때쯤이면 귀가 멍할 정도의 적막감이 내 몸을 감싼다. 

노트북과 컴퓨터를 켜고 음악 한곡을 틀어놓고 창가에 선다. 휘뿌연 담배 연기 한모금을 내뿜으며 창밖 건물, 빌딩숲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책상에 앉아 모니터속의 세상에 빠져든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창들, 작업물, 과제, 처리해야 할 일들.. 


...


다시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입이 텁텁해질 무렵, 그제서야 책상에 맥주와 소주병이 놓여져 있음을 깨닫는다. 

너무 바쁜 일때문인지, 요즘 문득문득 건망증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걸까? 아직까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또 같은 시간, 새벽 2시가 넘어서는 초침. 움직이는 시간들..


...


집중에 도움이 되는 클래식 음악에서 뭔가 또 끄집어 내야만 할 것 같은 음악 하나를 고를 무렵이면.. 어느정도 취기가 감돌 시점. 취해가고 있는걸 느낀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마시기 시작하는 한잔 술, 두잔 술, 그리고.. 


기억속에서 지워져도 될 법한 음악 몇곡이 계속 내 시간을 갉아먹는 느낌. 짜증난다. 왜 잊혀지지 않고 날 이렇게 붙잡고 있는걸까. 십수년이 지난, 이제 잊혀져도 될 만한.. 돌이킬 수 없는 그 시간들이.. . (과거의 음악은 필요에 따라 영원히 기억에서 지워지게 할 수는 없는건지...)


...


아주 오래전. 어느 한 장면, 또 다른 공간, 그 계절, 그 찻집, 술집, 바닷가, 차 안, 그리고.. 여행지의 어느 호텔. 그녀와 나누었던 시간들. 함께 취해던 시간들, 그 밤. 그녀와 그 순간들 속에서 간간히 즐겨듣던 그 음악들이.. 이제 잊혀졌으면 좋겠다. 이제쯤이면...  (그래도 거리를 걸을 때면, 또는 지하철, 움직이며 이동하는 시간동안. 아직도 그 노래, 그 음악들이 내 귓가의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온다. 어떻게 하면 이 음악들을 없앨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지겹고 고통스럽고 쓸쓸한 꿈속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


..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그녀를 결코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오랜 기억속의 어느 날.. 

내 기억속에 이제는 영원히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 그 장면. 

지켜주지 못했던, 다시 찾을 수 없어 당황했던 내 모습이 너무도 하무하고 초라했던..

그게 너무 미안하다. 


그때, 한마디라도 멀어지던 그녀의 어깨들 잡고 이 말을 해 줬어야 했었다.

'지금까지 어디 있었냐고. 너를 찾고 있었노라고,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안 올지도 모를 내 사랑,

그게 너였다고.



..


이제라도 다시 너를 만난다면

너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아주 오래된 기억들이..  나를 아직 붙잡고 놓질 않고 있는 이유를 

이제 알고 싶다. 이제 벗어날 때가 되지도 않았을까..



하늘은 알고 있을텐데...




오늘의 추억여행, 1992년의 어느 겨울 이야기..

ㅡ 마이스토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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