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명절 연휴의 오전. 차례를 마치고 방안, 책장에 꽂힌 책들 몇권의 책 제목을 훑어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일까?...'
책 한권을 손에 쥐었다가 놓고, 잠시 창밖 하늘을 보며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꺼집어내 봅니다.
무수히 내 손을 거쳐갔던 과거 책들 사이에 묻혀져 있는 수많은 단어들.
음악, 영화, 여행, 시, 이야기, 운동, 스포츠, 레저, 취미, 특기, 재능, 나눔, 그리고 젊음, 청춘, 경험, 연륜, 지혜, 꿈, 열정, 소망, 믿음, 그리고 사랑...
이 모든 단어의 공통점은?
'모두가 소중한 사람. 우리 모두에게 지니고 있는, 가지고 있는 혹은 모두가 몇번쯤은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하면서 정말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어릴때는 몰랐던 세상. 어른이 되어가면서부터 겪을 수 밖에 없는 숱한 경험과 체험, 그리고 또 피할 수 없는 이별과 슬픔, 아픔과 고통, 상처와 기억, 또 헤아릴 수 없지만 지나고 나면 결국 소중하고 아련했던 그 무수한 추억의 조각들..
인생의 희로애락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사람. 삶은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리고 나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은 무엇인지. 또 우주의 끝은 있는 것인지, 있다면 그 끝은 어디인지..
중학시절. 책속에 파묻혀 이런 숱한 궁금중에 기이하여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 했던 무던한 노력들. 그 방황, 의문이 이어진 고교시절에는 철학, 심리학, 역학, 심지어는 초능력, 우주, 과학까지 탐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 책과의 인연 : http://venhuh.tistory.com/760 )
...
언젠가.. 만약 타임머신이라는 기계가 정말 발명된다면, 과거 어느 한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 있다면 과연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저는 제일 먼저, 첫번째 과거 여행지로 20년전. 1992년 어느 가을날로 돌아갈 것입니다. 평범한 직장인 시절. 회사가 있었던 삼섬동 무역센터 로비.
지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중 어떤 여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내가 선 에스컬레이터는 올라가고,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었던 그녀와 우연찮게 눈이 마주쳤습니다. 엇. 어디선가 본 듯한..
'누구지?... 분명 어디선가 본 사람인데...? 누굴까?..'
에스컬레이터 중간지점을 지날 무렵, 나와 그녀가 교차되어 그녀가 멀어져 갑니다.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 이내 그 기억은 잊혀졌고 또 바쁜 일상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그로부터 몇주? 아니 몇달 후쯤의 어느 가을날. 퇴근시간이 다와가는 시간에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러 업무를 마친뒤 퇴근하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무역센터 사무실을 향하던 중,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서 아무생각 없이 위를 향해 보는 순간. 일전에 봤던 그 여자가 눈에 확 띄었습니다. 그때와 같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어? 전에 그 여자네..? 낯에 익은...'
이번에는 그녀가 무슨 생각인지 골똘한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만 향하고 있어서 눈이 마주치지 못한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계속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내 아래로 내려가는 그녀의 모습을 따라 고개를 돌려 에스컬레이터 아래를 내려보는데, 동료가 나를 툭 칩니다.
'뭐해~ 내 얘기 안들려?'
'어.. 엉? 뭐라고 했는데..?'
'......'
무역센터 로비 1층.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었을거야.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계속 생각날 수가... 지금 만나지 않으면 이대로 영원히 잊혀질 수도.. '
순간, 사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동료에게 서류가방을 건네줍니다.
'잠깐! 나 잠깐좀 다녀올게. 내 가방좀 부탁해, 오케이?'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달려, 뛰다시피 계단을 내려가 그 여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지하철역쪽으로 가고 있겠지?'
퇴근길이라 많은 인파가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앞을 향해 걷는 사람들을 헤치며 얼굴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하철 구내까지 도착해서도 찾을 수 없었지만..
......
20년이 지난 지금. 정말 오랫만의 여유로운 명절 휴일을 맞아, 일도 정리하고 메모도 정리하다 보니, 그 비슷한 형태의 기억조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 메모, 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과거 내가 만났던 사람들, 기억나는 일들, 소중했던 기억들,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
'서울이라는 도시. 특히 또, 내가 일하고 살고 있고, 살아가는, 앞으로도 살아갈 강남이라는 지역. 한두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사람들, 그 인파속에서 누군가는 나와 어떠한 형태로든 "인연"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 앞으로 언젠가는 만날 지도 모를...
20년전 무역센터 로비에서 지하철역까지 동선을 따라 구내식당, 에스컬레이터를 헤메이며 누군지도 알 수 없는 그 여자를 찾아 정신없이 헤메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왜 그때 그 순간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 것일까요.
소중한 인연.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
내 주위, 우리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들. 자주 찾는 식당 아주머니, 윗층, 거리의 청소부, 편의점 알바생, 그리고 아랫층 회사의 직원들, 또 커피숍 다른 테이블에서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기에 지금 누군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도 분명 나와 언젠가는 과거 스쳐 지나갔을 수 있었던 사람일 수 있고, 또 앞으로 내 곁을 지나갔던 그 사람과 다시 만날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
그렇기에 지금 나와, 내 일과, 또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서 나와 '인연'으로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이 더더욱 소중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와의 인연고리로 서로를 알게 된 사람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의 '방문객'에서 -
...
내가 좋아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랑'입니다.
내가 가진 사람에 대한 열정,
그 열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는 일
그게 내가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내 주위의 모든 '소중한 인연'의 사람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내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통하여 잊고 있었던,
잊혀져만 가고 있었던 소중한 그네들의 '꿈'을 함께 하며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나의 꿈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꿈꾸는 미래를 그려 나아가는 일...
- mystory2012.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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