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나의 일기...

2012. '소통'이라는 숙제...

venhuh 2012. 1. 5. 01:59



#1. 소통...


2012년 1월 1일 오전 6시. 여의도 MBC문화방송 정문.

입구를 들어서기 전에 담배 한개피를 물어피웠다. 영하 몇도인지 몹시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있었다.

'어~ 추워! 이놈의 담배는 대체 언제 끊게 될 지... '


안내데스크에서 이름을 묻길래 이야기했더니 방송패널중에 이름이 없단다.

이름을 다시 불러줬는데, 마침 옆에 누가 다가와 나를 아는체 했다. 내가 출연하게 될 프로그램의 방송작가였다.

D스튜디오. 새벽 시간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무대를 세팅하고 있는 작업인부들, 방송스텝들.

'참 고생들 한다. 생방송이 뭐라고 이렇게 일찍들 나와서..'

...

시간이 흘러 정각 8시를 알리자 PD의 Q싸인이 나고, 스튜디오 곳곳에 설치된 TV화면에서는 자료화면으로

정치인, 유명인사, 연예인등의 새해 인사가 흘러나온다.

이윽고 FD의 사인에 맞춰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약 100여명의 방청객과 6명의 전문방송패널. 그리고

무대좌우로 빙 둘러않은 방청패널들. 역시 FD의 사인에 맞춰 박수가 멈춰지자 남녀아나운서가 인사멘트를

하고, 방송이 시작되었다.

...

약 30~40분전. 리허설때 아나운서가 내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방송대본이 잘못되어 수정을 요청했었는데

대본에 있는 그대로 내가 소개되는게 아닌가. 마이크를 든 나는..

'소통을 이야기하는 방송에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네요. 제 소개가 잘못되었는데요. 저는..'라고 말하는 도중,

FD가 아나운서에게 잠시 후 수정을 해주겠노라며 알려준다. 오케이, 통과. 그럼 대본에 있는 질문..

답변을 마치고 다음 패널 질문, 답..

...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85분 생방송. 내 손에 들려진 대본을 보니, 마침내 내 순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질문에 대비하려는데, 자료화면을 송출하던중 FD로부터 아나운서에게 싸인이 갔다. 자료화면 시간초과로

순서를 빨리 진행하라는..

자료화면이 멈추고, 앞선 패널들의 대화가 끝났다. 이제 내 순서..

...

방송이 끝났다. 모두 객석, 방청석에서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고. 밖을 나서니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 1월 1일부터 눈이 이쁘게 내리네?'

점심먹기에는 이른 시간. 그래도 함께 했던 일행들과 근처의 식당으로 이동해서 아점을 먹고 헤어졌다.

함께 출연, 동행했던 병원원장님과 댁에 모셔다드리고 차 한잔 마시고 나와 집으로 오는 길. 차안.

'쒸~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대체 왜 갑자기 질문을 바꿔서 사람 당황하게 만드는거야?

신ㅇㅇ아나운서, 나한테 찍혔스...'

(실은 내가 예기치 못한 돌발질문에 순발력있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생방송은 처음이다보니 긴장하긴 했나보다.
버벅거린걸 보면.. ㅠㅠ;)

...

1월 1일. 첫 생방송에 출연해서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섭외가 들어올때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작 본론은 한마디도 못하고 방송을 마쳐야 했음에 분개(?)하면서 블로그에 남기지 못했던

글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 http://t.co/fQHb6gnz )


...



#2. 소중한 인연. 그러나..

며칠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내게 진지한 충고를 해주셨다. 사람을 너무 잘 믿는데, 결코 좋은게 아니니

기본적으로 품성이 안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는 절대 멀리하라며...

뜻하지 않게 온라인상에서 동호회 비슷한 모임을 운영하다보니, 정말 품성이 안좋은 사람을, 친화력/활동력이

왕성하다는 장점을 믿고 모임의 큰 직책을 맡겼었는데.. 결국 그가 일으킨 문제로 인하여 모임이 와해될뻔 했던

아픈 기억이 떠올라졌다.

최근 들어서도 오로지 자기생각과 자기주장, 이기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모임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겪다보니 특히 다양한 형태의 '소통부재'를

느끼곤 한다. 나부터도...


...


숙제다. 왜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주장, 내 편의, 내 입장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그게 안맞는다면

대화하기를 거부하고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지..

또한 최근 모임을 통해서 20~30대를 주로 상대하다보니, 당연히 대부분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인격장애로 인하여

자기의 뜻에 맞지 않으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조급한 성격,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험담,

거짓소문을 유포해서라도 왕따시키려는 잘못된 근성들을 간혹 겪다보니..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그들에게 환멸조차 느낄 정도이다. 너무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일부 소수의 이삼십대.

이들에게는 공동체의식이라는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건 당연한 것이고,

조금이라도 내가 불편하면 짜증을 내거나 문제나 분란을 일으키고 모임을 너무나도 쉽게 훌쩍 떠난다.

모임을 위한 규칙? 질서를 위한 약속이라는건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오직 내 이익, 내 생각과 다르면 그냥 이별을

결정하고 만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 부주위,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도 있긴 했다. 그래도 말 한마디

없이 용서와 화해의 기회도 없이 언제 다시 볼지도 모를 '소중한 인연'을 팽겨쳐 버리고 떠났던 일부 친구들에게 남은

서운함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이렇게까지 다시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는걸 보면..


또 대부분이 모임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알게 된 자신들의 절친들과 모임을 떠나서 서로 친해진다. 그리고 그들에게

모임은 잊혀진다. 내가 도움을 받은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에 대한 내가 받은 사랑과 관심따위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고 관심밖이 되고 만다. 내가 너무 옹졸한 것일 수도 있다. 나 역시 너무나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에...




...


'소통'의 부재. 그리고 그 숙제...

최근 붉어지고 흔해지는 학교폭력 사태. 선생님이 존중받지 못하고, 아이들의 폭력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성향들..

내가 생각할 때에는 이 모든게 '교육'문제이다. 가장 소중한 가정에서의 가정교육. 궂이 원인을 분석해보자면..

베이비부머시대(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4692)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상당수가 외동아들,

외동딸로 귀하게 자라온 세대들이 많다. 그 세대들이 성장해 성인이 되고, 또 아이들을 낳는다. 그 결과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이 지금 청소년 세대인 것이다.

오직 내 새끼. 내 아들, 내 딸만 귀하게 여기고 오냐오냐하며 키우다보니 남을 배려하거나 사회성에 필요한

기본 인성, 정신교육조차 이뤄지지 않는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지금의 아이들인 것이다.


내 나이대의 학창시절은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심이 있었다. 지각을 하든, 숙제를 안해오든, 말을 안듣든..

몽둥이로 두들겨맞아도 할 말 없는거고, 그게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었다. 간혹 너무 심한 매질에 병원신세를

지는 학생으로 인하여 신문에 선생님의 소양문제가 1년에 한두번 나올까 말까 했던..


하지만 체벌금지가 법적으로 정해지면서, 이후 심심찮게 매달, 거의 매일 발견하게 되는 비슷한 테마의 기사가 있다.

'날이 갈 수록 심해지는 학교폭력'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고, 심지어 학부모가 잘못한 자신의 아이들 잘못은 관심밖으로 팽겨쳐두고 학교까지 쫓아가

선생님에게 폭력, 폭언을 하는가 하면.. 최근 작년 말에 발생했던 왕따로 인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까지...

친구가 자기때문에 자살했는데도 불구하고 'ㅋㅋㅋ'라며 서로 문자를 주고받은 친구들의 정신상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이 사회...

그러나, 그 가해학생들 역시 '피해자'라는 생각이다. 이 사회가 할 역할. 그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은 이 시대의

리더, 위정자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정치를 논하고, 정쟁을 펼치고 있는 동안. 가장 소중한

제대로 된 '가정교육, 학교교육'의 기준을 만들어 주지 못한 잘못으로 인한 피해자...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절대 학교폭력, 사회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한다.

그에 대한 대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교육개혁.


...



하고 싶은 말을 정작 남기지는 못했지만. 방송에 출연하여 '소통'에 대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역시 내게는

아쉬웠지만 중요한 계기가 된듯 싶다.

이 소통의 화두는 2012년 정초부터 대한민국의 많은 매체에서 다루고, 또 회자되고 있다. 이 사회 어디에서든지
 
내 입장만을 고수하고 고집하며 나의, 혹은 우리만의 이익과 주장만을 내세우는게 아니라, 정말 상대방도

나와 같은 소중한 사람이고, 또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왕이면 상대편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가지고 배려와 용서, 화해. 그리고 관심을 가진다면, 그래서 '만사소통'이 된다면 얼마나 이 사회가

행복해지고 모두가 즐거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




2012년 1월 5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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