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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 풋볼 프리스타일러, '맨몸'으로 런던에 오다

venhuh 2008. 2. 23. 03:20

한국 최고 풋볼 프리스타일러, '맨몸'으로 런던에 오다

2008년 2월 22일(금) 12:23 [OSEN]


[OSEN=런던, 이건 특파원]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곳에는 유명한 국립미술관과 국립초상화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나폴레옹과 싸워 승리한 넬슨 제독의 동상이 네 마리의 사자상과 함께 늠름하게 서 있다.

이곳에는 많은 예술가들과 거리 공연자들도 많다. 특히 광장 바닥에는 이들이 그린 다채로운 주제의 그림이 펼쳐져있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그런데 이 명소에 얼마 전부터 붉은악마의 응원가인 '승리를 위하여' 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런던 하늘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응원가를 틀어놓은 이는 바로 한국의 20대 초반 젊은이 둘이다. 이들은 한국 노래에 맞춰 축구공을 가지고 갖가지 재주를 다 선보였다. 이어지는 트래핑은 기본이고 헤딩을 하면서 줄넘기를 한다거다 몸에 공을 붙인 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등의 묘기에 지켜보는 수많은 관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열광했다.

이 둘은 풋볼 프리스타일러로 주목받고 있는 전권(19) 군과 권혁부(23) 씨다. 이 두 젊은이들을 만나봤다.

▲ 30만 원만 들고 시작한 런던 생활

일단 갑자기 런던에 온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풋볼 프리스타일 챔피언이기도 한 전권 군은 김남일과 이호가 등장하는 모 스포츠브랜드의 길거리 축구 TV 광고에 출연해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이는 등 국내에서도 꽤 알려진 인물이다. 화보 촬영이나 여러 가지 활동으로 바쁜 선배와 함께 갑자기 런던에 온 이유가 궁금했다.

"고등학교 졸업도 했고 무엇보다도 축구의 나라 영국에서 제 기술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리고 세계의 많은 프리스타일계의 강자들이 유럽에 있는데 이들과도 만나고 싶었고요".

전 군과 함께 온 권 씨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1년 전 군에서 전역한 후 제가 진정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풋볼 프리스타일을 접하게 됐고 기술을 연마하게 됐습니다. (전)권이가 영국으로 가겠다고 해서 저 역시 함께 가서 세계의 강자들과 부딪히다보면 뭔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한마디로 말해 꿈을 좇아 온 것이라는 말이다. 축구라는 꿈을 위해 유럽으로 날아오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은 그들 중에서도 열악했고 오자마자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재지 않고 무작정 영국으로 날아온 것이 초반 고생으로 직결됐다.

둘은 지난 1월 15일 비행기표값을 제외하고 고작 30만 원씩 들고 런던으로 향했다. 30만 원이면 명품 쇼핑을 좋아하는 일부 관광객들에게는 손가방 한 개 값도 안되는 푼돈이다. 하룻밤 숙박비가 20파운드(약 4만원)인 런던의 한국인 민박집에서 약 일주일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자금밖에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둘은 당장 먹고 자기 위해서라도 돈이 필요했다. 두 젊은이는 돈을 마련할 자금으로 관광 명소에서 프리스타일 공연을 생각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런던에 온 것이다.

"영화나 TV에서 보면 쉽게쉽게 공연하고 돈을 벌잖아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런던 시청에서 발급하는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더군요".



런던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려면 허가가 있어야 한다. 물론 허가없이 하는 예술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바로 경찰들이 제지하러 달려오기 때문에 그리 성공률은 높지 않다. 전 군과 권 씨 역시 경찰들과 실랑이를 많이 벌일 수 밖에 없었다. 뮤지컬 티켓을 파는 박스오피스가 있는 레스터 스퀘어에서, 피카딜리 광장에서도 공연을 했다. 그럴 때마다 경찰들이 달려와 라이선스 제시를 요구했다. 몇 번은 관중들의 항의로 경찰들이 물러가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불법 공연에 경찰들은 '한 번만 더 걸리면 강체 추방시키겠다' 는 엄포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축구장 앞이었어요. 아무래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면 좋지 않을까 하고 간 거죠. 그런데 그것도 경찰의 제지를 받았어요. 경찰들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몰려드니까 혹시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물론 풋볼 프리스타일러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우희용(44) 세계풋볼프리스타일연맹 회장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우 회장은 5시간 6분 30초의 연속 헤딩 기록과 볼 트래핑을 하면서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9시간 17분에 뛴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둘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스승' 과 같은 인물. 런던에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계연맹 본부의 서울 이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물론 우희용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어요. 선생님처럼 프리미어리그 경기 하프타임에 나서서 공연도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희들만의 힘으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아직 젊으니까요".

결국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낙점한 곳이 트라팔가 광장과 런던 아이 앞이었다. 이곳에는 거리 예술가들이 꽤 많이 있는데 대부분은 라이선스 없이 공연하는 이들이다. 경찰들 역시 여기에서 공연은 심각한 것이 아니라면 눈감아주는 것이다. 이들의 공연이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둘은 트라팔가 광장과 런던 아이 앞에 정착한 것이다.

▲ 세계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을 것

비록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이들에게는 꿈이 있다. 풋볼 프리스타일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그것을 위해 세계의 강자들과 교류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3월에는 세계 랭킹 3위의 프랑스 선수와 만나기로 했고 영국의 선수들과도 합동 공연을 모색 중이다. 강자들과의 공연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단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루 3~4차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이들은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공연 후 집에 들어오는 길에 공터에서 연습을 하고 전 군이 운영하는 사이트(www.jeonsoccer.com)의 업데이트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잠이 부족한 것이 어려운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축구가 있어서 어려움도 잘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힘들어요. 한국에 있었으면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왜 사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축구공을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데요.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계속해야죠. 이 정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bbadagun@osen.co.kr<사진> 전권 홈페이지(www.jeonsocc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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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놀랍네요. 자랑스러운 한국인.. 한국인의 손재주, 발재주, 몸재주는 이미 세계가 인정한거죠?^^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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