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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8-02-15 10: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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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키우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700여 개에 이르는 치킨 배달점포를 가맹점으로 두고 있는 네네치킨 현철호 사장(47)은 무척 차분하고 착실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다소 엉뚱했다. 지금은 연 매출 700억원에 달하는 성공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지만 그가 겪어온 이력은 무척 특이하다. 실제로 그는 돼지를 키우는 농장에서 목부로 일했다. 건국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그는 현장에서 일을 배운 뒤 돼지농장을 운영하면서 시골에서 살겠다는 뜻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험한 일을 일부러 선택했다. 그는 농장에서 돼지 똥을 치우고 사료를 먹이는 일을 했다. 나중에 경험이 쌓인 뒤에는 분만까지 도맡았다. 돼지농장뿐 아니라 양계장에서도 일을 했다. 1988년부터 3년간 전국 돼지 농장과 양계장을 떠돌아 다녔다.
"(농장에서) 숙식을 제공하니까 돈이 필요하면 일을 하고 다소 여유가 생기면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다녔죠." 떠돌이 같은 생활은 결혼을 한 뒤에야 끝났으나 역설적으로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부인을 만났다. 현 사장은 "아내를 만난 것은 강화도 양계장에서 일할 때였는데 그때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 시비가 붙은 것이 인연이 됐다"고 했다. ◆ 3년간 돼지농장ㆍ양계장서 일해 =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남들은 취직도 하지 못한다며 안쓰럽게 보기도 했지만 남들이 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일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습니다. 당시 경험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양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돼지농장을 직접 운영하려 해도 땅이 없어 생각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사실 때문에 꿈은 잠시 미뤄야 했다. 현 사장은 결혼을 한 뒤에 경기도 양주시 백석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열고 부부가 같이 운영했다. 가게가 안정되면서 운영은 부인에게 맡기고 트럭 운전일에 나섰다. 원단공장에서 원단을 받아 봉제공장에 배송하는 일이었다. 트럭 운전은 2년 정도 계속했다. 부인이 안정된 직장을 가져보라고 권해서 93년 마니커에 영업부 직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안정된 월급쟁이와는 거리가 먼 운명이었는지 8개월 만에 회사가 부도났다. 그래도 마니커와의 짧은 인연이 지금의 현 사장을 만든 계기가 됐다. ◆ 닭고기 유통업에 뛰어들다 = 1년도 안 돼 직장을 잃은 그는 닭고기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주변에서도 돈을 빌려 1500만원으로 마니커 대리점을 냈다. 부도난 마니커는 당시 미원(현 대상)으로 넘어간 뒤 현재는 대연식품이 소유하고 있다. 보증금으로 1000만원, 냉장고 구입비로 400만원을 쓰니 100만원이 남았다. 100만원은 1t 트럭 계약금으로 사용했다. 그는 특유의 성실성을 무기로 거래처를 하나하나 늘려나갔다. 양주시 백석에 있는 치킨집과 닭고기 소매점 등을 거래처로 확보해 100여 개까지 늘렸다. 이때 어느 정도 돈을 모았고 대리점을 열면서 세로 들어갔던 3층짜리 건물도 샀다. ◆ 치킨 체인사업으로 성공 = 닭고기 대리점으로 자리를 잡은 현 사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믿을 수 있는 식품을 팔고 싶었다"는 현 사장은 1999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나섰다. 1호점은 의정부에 열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추가로 가맹점을 내지 못했다.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아예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거래처와 관계도 모두 끊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올인'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인력이 모자라 현 사장이 직접 20마리 닭을 차에 싣고 여수 가맹점까지 배송을 다녀오는 일도 많았다. 물론 기름값도 빠지지 않을 일이었지만 네네치킨 상표를 달고 차를 몰면 고속도로에서도 광고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다. 그러한 열정과 성실성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700개까지 가맹점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 독특한 포장과 계란막 코팅이 비결 = 현 사장은 네네치킨의 성공에 대해 계란막을 이용한 조리와 포장방법을 들었다. 네네치킨 차별화는 '배터 딥(Batter Dip)' 공법에 있다고 했다. "치킨을 튀길 때 계란으로 겉에 막을 만들고 아무 첨가물도 섞지 않은 일반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현 사장은 "쉽게 말해 계란에 담갔다가 기름에 튀기는 동그랑땡 만드는 방법과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계란막이 닭고기 즙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닭고기가 식어도 맛이 부드럽게 유지되고 속살에 기름기가 스며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을 내기 때문에 기름으로 눅눅한 치킨에 질린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닭고기도 최고급만을 사용한다는 게 경영원칙이다.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위생적으로 도계한 원료육을 사용한다. 포장박스도 독특하다. 치킨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피자박스 형태 포장을 도입했다. 의장특허를 얻은 이 포장은 별도 상차림이 필요 없이 가족들이 모여 앉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콜라를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소스와 콘 샐러드, 무 등 사이드 메뉴를 가지런히 배치해 고객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 사장은 또 "가맹점주가 항상 본사를 오해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대화에 힘을 쏟는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점주들의 이야기에는 늘 직접 답을 달고 있고 소식지도 꾸준히 내고 있다"고 했다. ◆ "점포당 닭 판매 1위" = 현 사장은 "도계장에서 제공한 수치를 보면 네네치킨이 전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점포당 판매량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보통 점포당 하루 30마리 이상 팔기도 쉽지 않지만 네네치킨은 평균 하루 48마리를 판다. 현 사장은 "돈 벌기 위한 상품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판다"고 강조한다. 네네치킨은 현 사장이 직접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는 "누구나 기억하기 쉽게 긍정적인 뜻을 담아 '네네'라고 지었다"고 소개했다. 현 사장은 올해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다만 직원을 내보내지 않고 직접 중국에 나가서 점포를 운영해보면서 중국에서 얼마나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분명 치킨 체인사업으로 성공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 꿈도 지니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기업형 양돈사업을 해볼 생각이 있습니다." 어쩌면 다소 엉뚱하면서도 소박한 생각 덕에 그가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을 해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점포당 수익 얼마나 되나=월매출 1500만원 순익 500만원선
네네치킨 상계1점 점주 이희진 씨(30)가 운영하는 점포는 노원구 상계동 단독주택들이 밀집한 지역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다. 이씨는 일반직장을 다니기보다는 빨리 독립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비교적 이른 나이인 26세 때 창업을 했다. 그는 경쟁사 치킨브랜드에 2년간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네네치킨이 차별화된 포장박스와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고 판단하고 2004년 매장을 열었다. 이씨는 매출과 수익에 대해 "계절적으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현재 하루 평균 120만~130만원어치 판매가 이루어져 월 3500만~4000만원 정도 매출이 발생한다"고 했다. 월 순익은 850만~1000만원 정도. 광고 선전비와 인건비 등 기타 지출비용에 따라 순수익의 정도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계1점 오픈 초기 때 단 한 명의 고객도 놓치기 싫은 욕심에 매일 치킨 박스에 자필로 고객에게 감사의 글을 썼는데 많은 고객이 기억해주고 단골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이씨는 또 "고객들에게 정성으로 대하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것 같다. 요즘은 본사에서 많은 돈을 투자해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등 무한도전팀을 광고모델로 활용하고 있어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가 나날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이씨 점포는 네네치킨 가맹점 중에서 수익이 높은 편이다. 네네치킨 본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3㎡ 규모 점포를 부부가 함께 운영할 때 한 달 평균 15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수익은 약 500만원 수준이다. 점포는 주로 골목상권에 들어간다. 배달전문점이라 굳이 대로변에 입점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권리금이 없는 곳에 입점해 임대료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 점포가 보증금 1000만~2000만원, 월세 30만~40만원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 사장은 "임대료 리스크가 낮아 폐점률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심시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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