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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인터넷 상점' 뜬다

venhuh 2008. 10. 4. 13:03

'개인 인터넷 상점' 뜬다

기사입력 2008-10-04 03:12 기사원문보기


안전 결제 서비스 누구나 가능

악덕 상인 피하고 수수료 없어


인터넷 업체에서 근무하는 명승은(35)씨는 지난 6월 신형 디지털 카메라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에 있는 노트북 PC를 팔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에게 일일이 권유하기는 번거로웠고, G마켓이나 옥션 같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을 올리자니 각종 수수료가 부담됐다. 고민하던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 상품을 올렸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 번의 가격인하 끝에 95만원을 받고 노트북을 파는 데 성공했다.

개인이 인터넷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과거에는 안 쓰는 물품을 처분하기 위해, 가끔 동네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방법을 활용했지만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쉽게 개인 인터넷 상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개인 인터넷 상점은 최근 G마켓이나 옥션 같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나 제공하던 에스크로 서비스(구매가 결정될 때까지 대금지불을 유보해주는 안전장치)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전자결제 업체 이니시스의 '이니P2P'가 대표적인 안전 결제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매자는 신용카드나 실시간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를 한 후, 물건이 제대로 배달되면 최종 지불 결정을 할 수 있다. 직접 만나서 현금을 주고받는 번거로움도 없고, 무통장 입금으로 대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악덕 상인도 피할 수 있다. 판매자 역시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내야 하는 등록 수수료와 낙찰 수수료 등이 필요 없어 이익이다.

서비스가 본격화한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자신이 사용하던 중고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고, 점차 자신이 직접 만든 구두와 액세사리를 파는 등 전문화하고 있다.

한가지 걸림돌은 판매자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개별 블로그들은 상품을 홍보하기가 어렵다는 것. 물건을 판매하는 개인 블로그를 모아서 보여주는 인터넷 웹사이트 '블로켓(www.bloket.kr)'이 등장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정진영 기자 c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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