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꿈' 이룬 88세 할머니
美 플러게씨, 14시간 훈련비행 소화 "조종석에 앉자 난 더 이상 여든네 살이 아니었죠. 굽이치는 강을 내려다보며 비행하는 동안, 다시 여고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어요."
미국의 할머니가 비행기 조종을 하고 싶다는 소녀 시절의 꿈을 팔순을 넘겨 이뤘다. LA의 노스 할리우드에 살고 있는 바이올라 플러게(88·Viola Flugge·사진)씨는 84세에 조종 강습을 받기 시작한 끝에 최근 14시간에 걸친 훈련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LA 데일리 뉴스 인터넷판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할머니는 84세 생일날 변호사인 딸로부터 14시간짜리 비행 교습권을 선물로 받으면서 꿈을 다시 떠올렸다. 딸은 예전에 어머니의 자서전에서 '비행기를 조종해 보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라는 문장을 마음에 담아놓고 있었다. 할머니는 고향인 사우스다코타 수폴스의 비행 학교로 달려갔다. 할머니는 "남들이 미쳤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모두들 감탄했다"고 말했다. 네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정신 없이 살다가 할머니가 됐던 이 여성은 창공에 올라 소원을 풀었다.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진 탓에 민간 조종사 자격 시험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그는 "조종의 경험은 짧지만 아름답고 강렬했다"고 말했다.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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