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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오락프로’ 시대 연 리얼 버라이어티…‘연출’ 없애니 뜨더라

venhuh 2008. 2. 29. 21:35
‘국민 오락프로’ 시대 연 리얼 버라이어티…‘연출’ 없애니 뜨더라
[경향신문   2008-02-29 18:00:38] 

‘국민 드라마’ ‘국민 가수’는 흔해도 ‘국민 오락 프로그램’은 오랜만이다. MBC ‘무한도전’과 KBS2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은 ‘국민 오락 프로그램’ 시대를 연 대표 주자다. ‘무한도전’은 매회 30% 전후의 시청률, ‘1박2일’은 2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도 웬만해선 넘기 힘든 수치다. 이들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오락 프로그램의 경향도 크게 변했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와 미팅으로 끌고 가는 방식의 오락 프로그램은 이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형식을 창조하고 재생산해, 자연스럽고 친근한 모습의 캐릭터를 구축한다. 이들이 전하는 눈물과 웃음의 얼개는 스토리가 있는 일종의 드라마가 됐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프로듀서(33)와 ‘1박2일’의 이명한 프로듀서(38)에게 프로그램 만드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에겐 “어차피 바닥에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MT 가듯… ‘시너지 효과’시골 풍경으로 정면 승부

-‘1박2일’이 왜 인기 있는 것 같나.


‘1박 2일’ 이명한 PD
“2~3년 전까지만 해도 호화 게스트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다. 그게 시청자들 시각에선 지겨워진 것 같다. 게스트가 아니라 고정된 식구들끼리 ‘집단MT체제’로 하다보니 날이 갈수록 시너지가 생긴다. 개성이 드러나고 가까워지면서. 또 리얼 형태 프로그램의 특징은 예상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그런 게 재미있는 것 같다.”

-기본 틀은 ‘어디론가 여행가기’뿐이다. 처음엔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은데.

“힘을 빼야 홈런이 나온다고(웃음), 처음엔 코너뿐 아니라, KBS 일요일 오락 프로가 워낙 힘을 못 쓰는 상황이라 부담 없었다. 첨예한 시청률 경쟁 상황에서 시골 풍경이 먹힐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오락프로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언제나 화두다. 어떻게 보면 정공법으로 접근한 거다.”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연출한 티를 최대한 내지 않고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또 우리 프로는 지역, 공간 자체가 큰 요소여서 공간에 대한 사전 답사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접근 자체가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생물처럼 계속 진화해 갈 것이다.

제작진의 역할은 객관적 시각에서 좋은 쪽으로, 인간 냄새 나는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데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한국에도 좋은 곳이 너무 많다. 그것도 찾아서 보여주고 싶다.”

동아리 하듯 멤버들 회의연말까지 기획 꽉 차있어

-시청률 30%를 넘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
“우리는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이걸로 1등 해야돼!’ 하는 거 없다. 내부의 만족도가 중요하다. 가장 즐거운 건 시청률보다 녹화 끝나고 주말에 모여서 회의하는 과정이다. 자장면 먹으면서 서로 얘기하고, 형, 동생 하니까 대학 동아리 같은 느낌이다.”

-프로그램 준비는 어떤 식으로 하나.

“좀 전에도 (정)형돈이랑 전화하면서 아이템 얘기했다. 역할 분담 없이 일상적으로 얘기를 많이 한다. 모여서 ‘우리 이런 거 하나 해볼까’ 하는 거다. 기본적인 콘티는 있지만 현장성이 크다. 뉘앙스만 갖고 가다 애드리브로 들어가고, 돌발 상황으로 흘러가고 그런 거다. 항상 회의 때 4개 정도의 아이템을 동시에 진행한다. 또 주초에는 앞으로 3개월 내에 할 것들을 전체적으로 준비한다.”

-이렇게 ‘대박’칠 줄 알았나.

“2005년 처음 시작할 땐 완전 바닥이었으니까, 더 떨어질 염려는 없었다(웃음). 뭘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 ‘무모한 도전’ 때만해도 왜 저런 걸 하냐며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러나 우리끼리는 확신이 있었다.”

-요즘 오락 프로그램은 예전 ‘토크쇼’처럼 정갈하게 정리된 프로그램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특정한 형식 없이 캐릭터와 스토리를 찾아가는 사람에게는 재미를 주는 식으로 변한 것 같은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우리도 처음엔 어렵게 시작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익숙해진 거다. 꼭 ‘리얼’을 표방하지 않더라도 녹화 전이나 쉬는 시간 등 모습을 구성에 넣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 됐잖나. 인기가 있으면 같은 흐름의 프로그램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우리가 뿌려놓은 시안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 정갈한 형식도 도전할 예정이다.”

-‘무모한 도전’ 때부터 치면 벌써 3년이 다 됐다. 아직도 할 게 남았나.

“연말까지 생각해 놓은 것들이 있다. 환경 관련 문제 등 시사적인 화두로도 접근해보려고 한다. 아직 할 아이템은 많다(웃음).”

〈이로사기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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