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과거로의 여행

내 인생의 달리기...

venhuh 2008. 1. 4. 12:32


2012년 11월 15일. 
일정관리를 하려고 달력을 보니,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는 2012년 11월 중순이군요. 
요즘 정말 일이 바쁘고 분주한데 비해서 많은 일들이 숙제처럼 쌓여가고, 그 일들을 처리하다가.. 
좀처럼 쉽지 풀리지 않는 과제들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하다보니, 집에 도착. 캔맥 한잔과 함께 
잠시 쉬며 하룻동안의 메모를 정리하다가.. 긴 한숨끝에 문득, 이 글이 떠올려지네요. 

정말 힘이 들때, 뭔가 문제가 생겨서 풀리지 않아 헤메일 무렵즈음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 이 순간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떠올려지는 요즈음. 다시 과거의 그 패기를 살려야 할 때입니다.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

2008년 1월 4일.
이 글은 20대 중반.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 무렵.. 당시에 일이 너무 힘들고 지쳤을때마다 떠오르게 한 저의 어릴 적 소중한 기억중 하나입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 이 글을 썼던 시절이 새삼 생각나는군요.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지금 다시 읽어보니.. 역시 어릴때라 글을 발로 썼군요,. ㅡㅡ')

.....



고등학교 3학년때의 일이다.

2학기가 시작된 이후, 입시를 앞두고 체육시간마다 체력장시험에 대비해 열심히

훈련을 할 때였다. 윗몸일으키기, 턱걸이, 멀리던지기, 1,000미터 달리기 등등..

 

게중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종목이 1,000미터 달리기였다. 운동장 다섯바퀴를 달려야 하는데

스무명이 함께 뛰기 시작하면 난 늘 뒤에서 두번째, 아니면 세번째로 뒤쳐지곤 했었다.

(그래도 꼴찌를 한 적은 없다. 싸나이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이란게 있다는.. ㅡㅡ;)

 

어느 뜨거운 여름날. 다시 체육시간이 돌아왔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뒤 운동장엘 나섰다.

또 달리기. 출발선에 선 나는 생각했다.

 

'오늘도.. 이 지겨운 달리기를 해야 하나, ㅇ ㅏ..~'

 

하늘을 보니 뜨거운 대지를 달구는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태양을 바라보는 순간, 눈이 부셨다.

순간, 동시에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려졌다.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 무렵쯤 읽었던 책의 내용이 머리에 그려진 것이다.

그 내용이란..

 

...

 

시골 어느 초등학교가 있었다. 그 학교의 전통은 매년 졸업생을 배출할 때마다 전교생이

동네 달리기를 했었는데, 학교에서 출발해 이웃동네까지 돌아서 학교로 돌아오는 코스로

전교생이 참가하는 행사였다.

 

주인공인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 역시 매년 그 달리기를 해야 했고, 무척 달리기를 싫어한

그 소년은 매년 그 달리기에서 꼴찌를 하거나 중도에 포기를 하곤 했었다.

그러다가 6학년. 이제 졸업할 무렵이 되었고, 또 그 달리기를 하기 위해 출발선에 선 것이다.

 

그때, 그 소년은 퍼뜩 머릿속에 어머니께서 어릴때부터 늘상 해 주시던 말씀을 생각하게 된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시고, 외아들을 키우기 위하여 뜨게질로 가계를 꾸려가시던 어머니는

뜨게질을 하시며 어린 아들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얘야, 넌 나중에 크거든..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이 말을 꼭 기억하렴.


   "난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라고 말이야.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 하다보면 안되는 일이 없단다."

 

그 어린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달리기에 앞서 이런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던 교훈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래, 까짓거 한 번 최선을 다 해서 해보는거야. 이 달리기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뛰어보는거야.

 

그리고는 달리기가 시작되었고, 소년은 힘차게 달리기를 시작했다. 5분이 지나고, 10분,

20분이 지나자 역시나 힘들고 지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년은 달리는 순간 내내..

 

"난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아냐, 더 잘 할 수 있어. 그래, 최선을 다 해보는거야..."

 

이렇게 소년은 매 순간순간을 이를 악물고 힘든걸 꾹 참고 달리기를 계속 했는데,

놀랍게도 도착지점에 이르러 그 소년이 1등 결승라인을 통과하게 된다.

늘 꼴찌만 해 오던 그 소년이 기적과 같이 전교생을 물리치고 1등이 되는 순간이었다.

 

주인공인 그 소년은 훗날..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대회의 마라톤에 참가하여

2시간 29분 19초의 기록으로 우승하였다. 주인공은 다름아닌, "손기정 선수"였던 것이다.

 

...

 

우습게도 나 또한 그때 그 소년과 같은 생각을 하면 어떨까 하는 순간, 달리기 출발

권총의 총성이 울렸다.순간,

 

"그래, 까짓거 나도 해보는거야. 이번 한번만 최선을 다해 뛰어보는거야. 화이팅!"

 

출발선상부터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내내 앞서 달리고 있었고 가슴은 터질 것 같았다.

힘이 들고 괴롭고 당장이라도 이 힘겨운 달리기를 그만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끓임없이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놓질 않고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난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난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아니, 아니야. 더 잘 할 수 있어. 더 잘 뛸 수 있어, 그래.. 이런 나약한 내 자신을

  이번에는 이겨내자~!!!"

 

이제 지막 다섯바퀴, 50~60미터쯤 남았을까. 결승선이 보였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 최선을 더 할 수 있어. 그래.."

 

그때부터 스팟트를 치고 힘차게,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국... 1등 결승선을 내가 통과하고야 만 것이다.

 

그때 이후로 체육시간, 달리기 연습을 할 때마다 나는 1등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결전의 순간. 드디어 체력장이 시작되었고, 다섯개 학교가 함께 모여 체력장

시험을 보는 날이 왔다. 역시 달리기 출발선상.

 

그때, 모교의 체육선생님께서 다가오시며 내게 말씀을 하신다.

 

"야, 넌 달리기를 잘 하니까 절대 욕심내지 말고.. 우리 학교 애들 뒤쳐지지 않게

호흡 맞춰서 뛸 생각을 해, 알았지? 네가 꼭 1등을 할 필요는 없어. 오케이?"

 

난 대답을 안 했다. 그저 입을 꾹 다문 채로 출발선 앞에 보이는 내가 달려야 할

넓은 운동장을 보고 있었다.

 

출발. 역시 난 1등으로 시작해서 뒤쳐지지 않았다. 무척 힘들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순간에 심장이 박동을 치기 시작했지만, 바로 뒤에 날 따라잡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어오는 다른 사람의 발자욱 소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바퀴 남았을 무렵..

달리기 라인 밖으로 이런 소리가 들렸다. 다른 학교 학생의 외침이었다.

 

"야, 선두 지쳤어. 따라잡어, 기회야!"

 

바로 내 뒤에 따라붙은 다른 학교 학생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그래? 내가 지쳤다고? 흥! 두고봐라.."

 

그때부터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속도를 더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승라인을

통과. 역시 1등이었다.

 

......

 

훗날.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고, 가끔 아주 가끔.. 일이 어렵고 힘들때마다,

그때의 소중한 추억.. 내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간간히 그때의 추억을 떠올이며 주먹을 불끈 쥐면 새로운 용기와 힘이 솟곤 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다. 단지, 다만 내게 용기와 열정, 노력이

부족할 뿐인 것이다.

 

난 지금도 생각한다.  난 단지,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 자신에게 최선을 다 하고

내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위하여 오늘도, 내일도 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문하곤 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달리기는 지금도 진행중인 것이다.

 

 

 " 하나의 목표를 정하라. 그리고 주저하지 말고 그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라. "

 

 - 토머스 에디슨-

 

 

 

[이 내용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했던 고등학교 시절에 경험했던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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