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앉아서>
【시조 전문】- 최남선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시조집 <백팔번뇌>(1926)-
...
고1 시절 어느 한 때. 수업시간에 빗줄기가 적셔져 내리는 창, 그 창밖을 보다가
국어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 싯귀가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무렵, 열병을 앓았던 나의 사랑이 나를 떠나가던 이별 무렵이었기에...
엄마의 가게, 식당에서 일하던..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온 누나.
연상의 여인. 엄마 친구의 딸. 나보다 4살이 더 많았던, 내가 당시 좋아하는 장만옥을 무척 닮아
정말 이뻤던 그녀가..
6개월동안 우리집에 살다가, 결국 그 엄마가 데리러 와 이사를 가던 날,
창밖에는 참으로 조용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
그녀가 내 방문을 열며, '권아...'라고 부르는 순간이 영원히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이별의 그 무렵이었으므로 그녀가 떠난 뒤, 방과 후 집에 들어서 내 방에 혼자 있을 무렵이면
어김없이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꾸 가던' 기억으로...
어린 고등학생 신분에 대학생이었던 그 누나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이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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