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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성공신화 ‘비틀’

venhuh 2008. 1. 8. 09:24
스타벅스 성공신화 ‘비틀’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1-07 21:07 | 최종수정 2008-01-07 23:47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스타벅스 신화’도 막을 내릴 때가 됐나?

미국에서 시작해 세계를 휩쓴 스타벅스 열풍이 세찬 역풍을 만났다. 스타벅스 주가가 지난주 불과 사흘 만에 11%나 빠진 가운데, 맥도널드는 ‘커피 전문점’ 깃발을 내걸고 전면전을 선포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94억달러, 순이익은 19% 뛴 5억6400만달러로, 여전히 큰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승승장구에 제동을 거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가디언>은 1만500개에 이르는 미국 내 스타벅스 점포의 거래건수가 지난해 4분기에 1% 감소했다고 7일 보도했다.

성장 정체를 언급하게 만드는 첫째 요인은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이다. 뉴욕 중심가에는 사방 100m마다 하나씩 스타벅스 간판이 걸렸다. 최근 문을 연 점포일수록 손님이 뜸하다.

15% 싸게 커피를 파는 맥도널드와 던킨도너츠의 추격세도 만만찮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동안 일부 매장에서 커피를 팔아온 맥도널드가 올가을부터 미국의 1만4천여 점포에 커피 전문가를 배치하고 스타벅스와 본격 혈전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1993년 매장 한쪽에 ‘맥카페’를 설치하고 커피를 팔기 시작한 맥도널드는 슬금슬금 스타벅스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맥도널드의 이미지로는 커피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지만, 일부 조사에서 스타벅스보다 맛이 낫다는 결과도 나왔다며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스타벅스는 물론 펄쩍 뛰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워드 슐츠 회장이 테이크아웃 커피 판매 증가로 스타벅스가 ‘맛과 낭만’을 잃어간다고 개탄하는 등 위기의식이 표출되기도 했다. 맥도널드가 커피에 눈독을 들이는 사이에 스타벅스는 먹거리 판매에 손을 대 양사는 판매품목 수렴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소비 침체가 가시화하는 것도 스타벅스에게는 설상가상이다. ‘중산층 커피’로 이름난 스타벅스는 이제 블루칼라도 즐기는 브랜드가 됐다.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분석가 조지프 버클레이는 “주소비층을 블루칼라로까지 확대한 스타벅스의 성공은, 판매가 경기 위축에 더욱 민감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반토막이 된 주가로 말미암아, 이 회사가 불만에 찬 주주들과 사모펀드의 처분에 맡겨질 공산이 커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1년간 스타벅스 주가가 48% 꺼지는 사이에 맥도널드는 31% 올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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