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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나의 것" 성형수술 전성시대

venhuh 2008. 1. 6. 05:24
"내 인생은 나의 것" 성형수술 전성시대
[한국일보   2007-07-12 17:23:20] 
생긴 대로 살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고치면 더 좋아진다는데 굳이 ‘자연 그대로’를 고집해야 할 것은 뭐란 말인가. 영화<미녀는 괴로워>가 여실히 입증했듯, 연예인 현영이 TV브라운관을 통해 성형수술을 고백하고도 당당히 톱스타가 됐듯 2007년의 대한민국은 성형수술에 사뭇 관대하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비난에 쉬쉬했던 시절은 가고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이자 자신감 확보를 위한 결단으로 받아들인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처럼 성형외과를 찾아 자기애를 사는 사람들. 민감하지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성형수술 전성시대의 현주소를 이번 주 프리가 살짝 엿봤다.

바텐더로 일하는 A(29ㆍ여)씨는 4년전 처음 수술을 받기 시작, 이마 코 눈 안면윤곽에 이르는 일명 ‘얼굴 종합 4종 세트’ 성형을 끝냈다. “평소 사각턱에 대한 불만이 많았어요. 성형수술이 뭐 별건가요. 외모가 바뀌면 자기만족을 느끼고 남들 보는 눈도 달라지니 사회 생활하기 훨씬 좋아졌어요.”

A씨는 성형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굳이 광고를 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창회에서 “어머, 너 용 됐다”는 친구들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숨겨도 다 알아봐요. 그리고 친구들 열이면 일곱은 성형 경험이 있는데 숨길 필요가 있나요.” A씨는 인터뷰를 마친 다음 날 눈 근육수술과‘귀족(貴族) 수술’이라 불리는 입가 주름교정 수술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패션광고 디렉터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는 S(43)씨는 남성이지만 성형수술 예찬론자이다. 콧대를 높이고 콧망울을 좁혔으며 쌍꺼풀 수술을 받는 등 10년에 걸쳐 약 7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외모를 중시하면서 내면의 아름다움만 가치 있다고 말하는 건 위선”이라는 S씨는 “못생긴 사람을 박대하면서 고쳐도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에요. 생긴 대로 살라니요. 내면과 외면 모두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중소기업 대표 Y(45ㆍ여)씨는 비즈니스를 위해서 수술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대인관계가 많은 편이라 젊고 활기찬 인상을 주려고 이마와 목의 주름을 제거한 것이 시작.

이후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며 내친 김에 볼의 자가지방 이식수술과 복부 지방흡입술도 받았다. “주변 친구들이 너무 자주 수술한다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은근히 부러운 마음에 하는 시기어린 이야기로 들려요. 성형을 받는데 나이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감 충족에 도움만 된다면 이거 이상 좋은 게 있을까요.”

홍보 일에 종사하는 C(26ㆍ여)씨는 ‘여자는 무덤에 들어갈 때도 예뻐야 한다’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중학교 때 처음 쌍꺼풀 수술을 받은 경우다.

대학에 들어가서 안면 윤곽수술을, 지난해에는 동글동글한 코끝을 쭉 펴주는 수술도 받았다. “성형수술을 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과연 자신을 위해 무엇을 투자하는지 되묻고 싶다”는 C씨는 “긍정적으로 사는데 도움을 주는 한 계속 수술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수술에 대한 관대한 시각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프리가 우리 사회의 성형수술 관용도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중 6명은 성형수술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인터넷을 통해 G마켓과 공동으로 전국의 남녀 5,8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료 수술의 기회가 주어지면 성형수술을 받겠다는 응답자는 70% 를 넘었다. 경제적 부담이 없다면 성형수술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대한성형외과학회가 전국 65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05년 5월부터 1년간 성형수술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7만3,714건이 시행됐다. 이중 순전히 미용을 위해 이뤄진 성형수술은 1만7,501건으로 23%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용 성형수술이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성형외과(2006년 말 현재 629개. 이중 )에서 이루어지고, 건강보헙급여 대상이 아니기에 정부 통계가 잡히지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형수술 횟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성형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곱지는 않다.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B(34)씨는 학창시절에 눈과 코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10년 만에 수술 부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재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렇게 약 먹듯이 (수술을) 받다간 걷잡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성형은 중독성이 있어요. 아무리 사회적으로 관대해졌다 해도 여전히 성형이 진짜 필요한지, 한때의 바람은 아닌지,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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