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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애틋한 부정(父情)의 산물

venhuh 2008. 1. 6. 05:16
‘타이어’는 애틋한 부정(父情)의 산물
[조선일보   2007-07-24 14:08:31] 
[자동차이야기] 타이어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려도 안락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타이어와 서스펜션(현가장치) 때문이다. 특히 타이어는 도로와 직접 닿아 충격을 가장 먼저 흡수하므로 승차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타이어 재질이 고무가 아니거나 그 속에 공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스코틀랜드 출신의 수의사 존 보이드 던롭(1840~1921)에게는 몸이 허약한 아들이 있었는데, 자전거 타기를 몹시 좋아했다. 그런데 당시엔 자전거 바퀴가 나무여서 탈 때마다 무릎이 까지고 엉덩이에 멍이 들었다.

사랑하는 아들이 다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그는 어느 날 축구공을 바라보다 무릎을 쳤다. 던롭은 곧바로 고무호스를 자전거 바퀴에 감고 공기를 주입했다. 고무호스 속 공기가 완충작용을 하여 자전거 승차감이 훨씬 좋아졌다. 지면과 바퀴의 마찰도 줄어들어 전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다. 아들의 부상을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이 공기주입 바퀴를 탄생시킨 것이다. 던롭보다 먼저 1839년 미국인 찰스 굿이어가 고안한 탄화고무로 만든 통고무 바퀴가 있었지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딱딱한 나무바퀴나 다를 바 없었다.

던롭이 발명한 공기타이어가 본격적인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895년 파리-보르도 랠리였다. 프랑스인 미슐랭이 공기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를 이 대회에서 선보이자 너도나도 통고무 바퀴 대신 공기타이어를 찾은 것이다. 던롭은 말레이시아에 대규모 고무농장을 세웠고, 말레이시아는 세계최대 천연고무 생산국가가 됐다.

‘타이어’라는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1903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 주니어는 자신이 새로 개발한 ‘러버 휠’(고무바퀴)에 붙일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끙끙댔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딸아이가 내뱉은 한 마디에 귀가 번쩍 뜨였다. “아빠, 자동차는 바퀴가 제일 피로한(tired) 것 같아요.” 그전까지 러버 휠, 아이언 휠(철바퀴), 우드 휠(나무바퀴)로 불리던 바퀴에 ‘타이어(tire)’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순간이었다.

[이일수 현대자동차 홍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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