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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넘은 펀드, 그 많은 돈 어디서 왔나 했더니…

venhuh 2008. 1. 6. 04:54
100조 넘은 펀드, 그 많은 돈 어디서 왔나 했더니…
[조선일보   2007-11-17 16:54:29] 
그 돈은 어디에서 왔을까 1. 샐러리맨 월급봉투 2. 시중 부동자금 유입 3. 기업들의 현금자산

요즘 은행 지점에 가보면 예금 창구는 썰렁하고 펀드 판매 창구에만 사람이 몰린다. 증권사 지점은 펀드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샐러리맨은 물론이고 가정주부들도 친구들끼리 만나면 “펀드에 가입했느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 펀드 광풍(狂風)이 일고 있는 것이다.

광풍이라는 단어가 과장이 아닌 것은, 펀드 시장에 몰린 엄청난 돈을 보면 알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한 주식형 펀드 잔액은 11월 중순 현재 102조원에 달한다. 사상 최고액이다. 작년 말 판매 잔액이 46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무려 5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 계좌 수는 무려 1300만 개에 달한다.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있다는 얘기다.

돈 가치가 아무리 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해도 1년 사이에 56조원이라는 거액이 펀드에 몰렸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돈이 어디에서 흘러온 것인가. 일각에서는 부동산 매각 자금이라고 하지만, 부동산은 파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편에는 반드시 사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에 들고나가는 돈의 양(量)은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이는 정확한 답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첫 번째 드는 설명은 샐러리맨들의 월급봉투이다. 샐러리맨들은 일반적으로 월급을 받으면 일부를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를 은행 예금이나 적금 형태로 굴린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예금과 적금 수탁액은 매년 20조~30조원 가까이 증가해 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은행 예금과 적금이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보통예금 같은 요구불예금은 올 들어 10조원 이상 감소했다. 쉽게 말해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서춘수 스타시티 지점장은 “요즘 은행에서 정기예금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고객들 대부분이 펀드를 찾고 있다”면서 “정기적금도 매월 일정액을 펀드에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에 밀려 가입자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많이 지적되는 설명은 시중 부동(浮動) 자금의 유입이다.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합계)의 규모는 현재 20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에는 정부가 올해 행정도시와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토지 보상금으로 푼 40조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자금이 상당 부분 펀드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스트알(부동산컨설팅 업체) 김우희 상무는 “높은 양도세 때문에 부동산 매매가 얼어붙어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에서 빠져나올 상황이 아니다”면서 “그 대신에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풀린 수조원대의 토지 보상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상가와 오피스텔 같은 소규모 부동산을 팔아 펀드를 사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 창구에는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게 찾아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 설명은 기업들의 여유자금 유입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현금자산 보유 규모는 600조원이 넘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식과 채권, 펀드 자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증시가 활황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2005년부터 기업들이 주식형 펀드 투자를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투자설명회를 열면 의외로 많은 법인이 펀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개인 고객들의 펀드 투자 열기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기업들의 펀드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현재 100조원 선에 이른 주식형 펀드 잔고는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까. 판매 증가 속도는 앞으로 크게 떨어지겠지만, 증시가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판매액은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늘어난 주식형 펀드 판매액의 70%가 샐러리맨들의 월급봉투에서 나온 ‘적립식 펀드’라는 점이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우리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행 예금과 주식·채권 투자액)은 매년 7~10% 가량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주식형 펀드는 장기적으로 130조~150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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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민 선임기자 ym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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