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터넷/UCC Story

인터넷 날개단 TV "문제는 콘텐츠야"

venhuh 2008. 8. 29. 10:30

인터넷 날개단 TV "문제는 콘텐츠야"

기사입력 2008-08-29 04:51


IPTV 10월 본방송 시작… 4개업체 사업자 신청

MB정부 '디지털 융합 시장' 첫 결실

큰 문제 없다면 4곳 모두 선정될듯

지상파채널 공급협상 가격차 커 난항

인기 케이블채널도 콘텐츠 공급안해


차세대 미디어로 꼽히는 IPTV(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가 오는 10월 본 방송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KT·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오픈IPTV(다음이 주도) 등 통신 대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 등 4개 사업자가 IPTV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내달 초 심사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며, 조건을 충족하면 4개 사업자를 모두 사업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 4개 사업자들은 앞으로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 TV 서비스를 제공한다.

MB노믹스의 첫 결실되나

방송통신위는 3월 출범 이후 MB노믹스 경제 운용 철학인 '규제 완화와 시장 친화'를 바탕으로 디지털 융합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월 취임 때 "디지털 융합 시장의 향후 5년간 생산유발 효과가 160조원이 넘고, 새로운 일자리도 100만개 이상 생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첫 결실이 IPTV인 것이다. 정부는 IPTV 서비스만으로도 4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기대대로 IP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업체들 간의 투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터넷을 통해 안정적으로 TV를 보기 위해 기존 인터넷망을 고도화하는 투자경쟁이 불붙고 있다. KT는 올해 IPTV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7000억~8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하나로텔레콤과 LG데이콤도 올해 설비투자에 각각 5000억~600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방송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장밋빛 청사진…콘텐츠 확보가 관건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최근 IPTV가 2012년에는 가입자 수 289만명, 매출 751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작년 말 예측한 전망치(가입자 496만명, 매출 1조2876억원)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간의 IPTV 성장 전망에 다소 거품이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IPTV는 TV를 통한 검색, 양방향 금융·쇼핑·신문 보기 등 PC로 인터넷을 하듯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케이블 TV나 위성방송에서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는 물론이고 채널 숫자도 거의 무한대로 확대할 수 있다.

문제는 콘텐츠 확보다. 현재 IPTV 관련법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KBS1과 EBS만 의무적으로 IPTV측에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MBC·SBS 같은 다른 지상파는 물론이고 현재 케이블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음악 등 각종 프로그램은 IPTV 사업자들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 와야 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IPTV 사업자들에 거액의 콘텐츠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KT는 MBC 등 지상파 방송사와 채널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이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콘텐츠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주교 KT 상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지금은 가격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채널뿐만 아니라 국내 인기 케이블 TV 채널도 IPTV에서 상당기간 동안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 등 인기 채널을 보유한 CJ미디어와 온미디어는 강력한 경쟁자인 IP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설정선 방송통신위 방송통신융합실장은 "IPTV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며 "지상파 방송사와 IPTV 사업자 간 협상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IPTV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집 안에 있는 초고속인터넷 선(線)을 TV에 연결해 방송을 보는 것을 말한다. 케이블TV선을 TV에 연결해 케이블TV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1~2년 전부터 KT는 '메가TV', 하나로텔레콤은 '하나TV', LG데이콤은 'myLGtv'라는 IPTV 서비스를 제공해 150여만 명의 소비자가 가입했다. 그러나 기존 IPTV는 실시간 방송채널은 없으며, 주문형비디오(VOD)만 제공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KT 등이 IPTV사업자로 승인을 받으면 10월부터는 케이블TV와 마찬가지로 수십 개의 방송채널이 실시간으로 시청자에게 제공된다.

[성호철 기자 sungho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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