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터넷/UCC Story

CF 왕좌 넘보는 UCC광고…제작비 적고 전파 속도 빨라

venhuh 2008. 8. 28. 23:09
CF 왕좌 넘보는 UCC광고…제작비 적고 전파 속도 빨라
◆CF 경제학◆

‘놈놈놈’ 영화는 봤는데 ‘빠삐놈’은 도대체 뭐지? 요즘 온라인에서 빠삐놈이 유행이다. 빠삐놈은 전국 관객 6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배경음악 스페인그룹 산타 에스메랄다의 ‘돈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Don`t Let Me Be Misunderstood)’와 88년 시작된 롯데삼강 빙과류 빠삐코 TV CM송을 합성한 곡이다. 고전 팝 멜로디에 CM송 ‘삐삐리삐삐삐~삐삐리빠삐코~’ 부분이 절묘하게 섞인 부분이 특히 인기다. 한 네티즌이 지난 7월 22일 인터넷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에 올리자마자 삽시간에 퍼졌다.

이 UCC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빠삐코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삼강 관계자는 “UCC 열풍과 여름 성수기까지 맞물려 올 7월 빠삐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주 고객도 20~30대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밝힌다.

웹 2.0시대를 맞아 TV광고의 대안으로 UCC광고가 대두되는 분위기다. 텍스트, 이미지, 플래시 형태였던 기존 온라인 광고에 비해 동영상인 UCC광고는 TV광고와 형태상 가장 유사해 소비자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정이 이러니 기업들은 UCC광고 공략에 한창이다. 소비자 대상으로 각종 UCC광고 공모전을 여는 건 기본. 업체 스스로 동영상을 제작해 네티즌들이 자연스럽게 퍼뜨리도록 하는 구전 마케팅도 펼친다. 지난해 오리온은 다음과 연계해 자사 제품인 스윙칩을 소재로 한 UCC광고 공모전을 실시했다. 예상치 100개를 웃도는 170여개 작품이 출품되면서 인구에 회자됐다. 기아자동차는 ‘카렌스’를 홍보하기 위해 트랜스포머를 패러디한 ‘카렌스포머’ 동영상을 직접 만들었다. 카렌스가 주유소 등에서 로봇으로 변신해 춤을 추는 이 동영상은 전문가 흔적을 지우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 완성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

UCC를 활용한 광고는 ‘바이럴마케팅’으로 이어진다.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기업이나 기업 제품을 홍보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들 UCC광고는 판도라TV, 곰TV 등 동영상 전문사이트를 통해 주로 알려지다 큰 인기를 끌면 각 포털사이트까지 퍼진다. 이쯤 되면 대박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TV광고에서도 UCC를 소재로 한 광고가 등장했다. 지난 3월 선보였던 박카스 광고다. 할머니의 피로회복제는 노래하는 ‘손녀의 재롱(재롱 편)’이며 만화주인공 둘리의 피로회복제는 ‘고길동 괴롭히기(둘리 편)’라는 내용의 광고. 현재 박카스는 각자의 피로회복제를 담은 UCC를 공모하고 있기도 하다.

‘빠삐놈 UCC’로 롯데삼강 빠삐코 매출 급증

UCC광고의 특징은 TV광고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일차적으로 꼽힌다. 굳이 비싼 모델과 돈을 들여 광고를 만들 필요가 없고 전파 속도도 순식간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서 12~49세 인터넷 이용자의 79.5%가 ‘최근 6개월 내에 인터넷 멀티미디어 UCC를 보거나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니 두말할 나위 없다. 인터넷 동영상 광고시장 규모가 연간 5조원이란 통계도 판도라TV 측에서 낸 바 있다.

앞으로 UCC광고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국내 온라인광고시장 성장세에 힘입은 덕분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광고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39.8% 성장한 1조735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물론 아직 초기단계로 복제물 개념의 UCC광고가 많은 건 아쉬운 내용이다. 포털사이트 다음과 판도라TV가 UCC광고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까지 등장하면서 경쟁도 심화됐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차별화된 콘텐츠 없이 웹상에서 단순한 복제물 개념의 UCC광고들이 많아 아직은 시장이 초기단계다. 한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판도라TV 광고도 최근 급감하는 추세라 향후 UCC광고시장 성장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힌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70호(08.08.2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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