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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바람 타고 ‘SW 개발자 시대’ 열린다

venhuh 2010. 1. 10. 13:45

스마트폰 바람 타고 ‘SW 개발자 시대’ 열린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30억회…‘대박’ 콘텐츠 줄이어
아이디어 하나로 전세계 직접 판매 ‘기회의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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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교 2학년 유주완군은 지난달 1일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놓은 주소록 검색 프로그램 ‘콘택츠’와 서울시 버스 운행정보 프로그램 ‘서울버스’로 국내 아이폰 이용자 사이에서 ‘스타’로 통한다. 콘택츠는 0.99달러인데 2주 만에 7000개 넘게 팔렸고, 무료인 서울버스는 하루 1만번씩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유군은 학교 다니며 짬짬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수백만원을 벌었지만 프로그램 개발자로서의 미래를 확인한 게 소중하다.

#2. 대학생 이민석(26)씨는 지하철을 타고가다 잠이 들었어도 내릴 역이 되면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지하철 알리미’를 개발해 지난해 9월부터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티스토어에서 팔고 있다. 1900원짜리를 2만4000건 넘게 판매해 매출이 4000만원을 넘는다. 석달간 전철역 500여곳에서 발품을 팔며 개발·테스트하느라 힘들었지만, 보람이 크다.

☞ 앱스토어(App Store)

애플이 아이폰 출시 1년 뒤인 2008년 7월 선보인, 스마트폰용 응용프로그램 장터다. 이를 내려받으면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이나 게임기, 전자사전, 의료용 기기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개발자가 애플 앱스토어에 콘텐츠를 올려 매출이 일어나면 개발자와 애플이 7대3으로 수익을 나눈다.

스마트폰 바람이 일면서 앱스토어 성공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아이폰과 함께 앱스토어 이용자도 늘고, 국내 개발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1인 창조기업’ 신화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개발자들이 기다려온 ‘꿈의 콘텐츠 장터’가 활성화되어, 새해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일 앱스토어를 통한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가 30억회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10억회 돌파 기간이 처음에는 9개월, 20억회 때는 5개월, 30억회 때는 3개월로 단축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가 늘면서 개발자들이 몰려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이는 다운로드 증가라는, ‘애플 중심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18개월 동안 30억회 다운로드는 개발자들에겐 ‘기회의 신천지’다. 애플의 성공에 자극받은 에스케이티, 케이티(KT), 삼성전자, 엘지전자도 제각각 모바일 장터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에스케이티가 다음달 출시할 구글폰은 안드로이드마켓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불꽃 경쟁을 벌이며 시장을 확대할 전망이다.

은행, 언론사, 인터넷기업, 지방자치단체 등도 앱스토어 개발자를 구하고 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다루는 개발자 ‘몸값’이 크게 뛰었고, 대상자들은 스카우트와 ‘1인 개발자’의 길에서 고민 중이다. 지난해 앱스토어에 올린 게임 ‘헤비매크’와 ‘카툰워즈’로 성공을 거둔 1인 개발자 변해준씨와 최강우씨는 그동안의 수익을 밑천으로 각각 게임개발 업체를 세워 본격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미 국외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괄목할 실적을 보이고 있다. 게임빌의 ‘베이스볼 슈퍼스타’ ‘제노니아’,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는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으며 랭킹 수위에 올랐다. 컴투스 쪽은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44만건 넘는 다운로드를 달성해, 전체 국외 매출의 70%를 차지했다”며 “올해엔 더 많은 플랫폼에 다양한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업체의 주가 역시 아이폰 출시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학생 시절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시대가 열렸다고 본다. 이 대표는 “10년 전 인터넷이 코스닥 붐과 벤처스타를 만들어냈다면 스마트폰은 수많은 앱스토어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국내 모바일 인터넷 출발은 늦었지만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스토어는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세계 수천만명을 상대로 직접 판매·무료 배포할 수 있어, 막대한 수익과 영향력을 거둘 수 있다. 게다가 ‘서울버스’ ‘지하철 알리미’처럼 모바일 프로그램은 많은 인력과 자본보다 1인 개발자의 생활밀착형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기 쉽고,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00년 전후 벤처 열풍 때처럼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이다. 10년 전에는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기 위한 서류작업과 수익모델 개발에 치우쳐 ‘거품’도 많았다. 이번에는 개발자들이 콘텐츠를 만들어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현실화된 꿈’이 나올 것이고 도전의 무대도 세계로 넓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it/3977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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