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대담=김영권 부국장, 정리=성연광 기자][[머투초대석]최휘영 NHN대표 "토종도 시총 100조 나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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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nhn 대표 ⓒ<홍봉진 기자 honggga@> |
최휘영 NHN 대표이사는 요즘 곤혹스럽다. 어느덧 포털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해버린 NHN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못해 따가울 정도다. 그러나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최휘영 대표는 지금의 '포털 규제' 흐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좀더 합리적인 선에서 규제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휘영 대표는 "포털 규제는 시대 흐름상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포털의 사회적 영향력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의 방증이며, 법제도도 그에 걸맞게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법제화가 추진중인 언론중재법과 검색사업자법같은 규제법도 포털의 사회적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독 NHN이 포털규제 논란의 정점에 서 있지만, 올해를 맞는 최휘영 대표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920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NHN. 올해 매출목표는 1조2700억원이다. 최 대표는 NHN이 올해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해, 우리나라 인터넷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출 '1조원'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의 구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100조원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NHN으로 키울 작정이다.그의 숙원 사업인 검색 서비스의 해외진출도 시작된다. 구글식 모델이 전세계에 판을 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식' 검색모델로 한판 승부를 펼쳐보겠다는 것이 그의 야심이다.
-최근 오보에 대한 네이버의 법적책임을 묻는 법원판결이나 공정위 조사 등 포털 규제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규제 움직임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포털 서비스에 대한 정책이나 규정 마련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필요에 의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됩니다. NHN 스스로도 사회적 영향력이 늘어난 부분에 있어서 동감하고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책임도 분명 있습니다.
새로운 규정이나 제도는 오히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됨으로써 현재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되레 우리가 스스로 제도를 제안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제도 개정을 위해선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 합리적인 논의가 전제돼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과 기술적 발전흐름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합니다. 당장 네이버만 해도 전세계 165개국에서 접속하고 한국어를 아는 사람은 모두 쓸 수 있는 것처럼, 포털은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기 때문에 글로벌 표준에 맞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 최근 전여옥씨 명예훼손 소송건에서 법원이 포털에도 오보에 대한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는데.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NHN 입장에선 언론사가 송부하는 기사를 수정할 수 없고, 오보에 대한 책임은 언론사와의 계약에도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포털 입장에서 오보로 인한 명예훼손 피해를 일분일초라도 줄이기 위해선 언론중재위원회 같은 제3의 기관에서 빨리 판단해줄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언론중재위원회 판결전 침해소지 게시물에 대한 블라인드(임시 삭제) 조치만이라도 취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합니다.
- NHN의 올해 매출목표는 1조2700억원인데, 인터넷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봅니다. 의미와 전망은.
▶부침이 심한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위한 반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미국 구글은 시가총액이 150조원에 달하고 연간매출도 15조원에 달합니다. 이제 국내 인터넷 서비스는 시작된 지 10년 남짓됐고, 비즈니스 모델로 인정받은 것은 불과 몇년 사이의 일입니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얘기죠. 한국에서도 100조원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IT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검색'에 올인하는 등 검색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시장 수성전략은 무엇인가요.
▶선의의 경쟁은 서로를 긴장하게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드는 기폭제이기 때문에 긍정적입니다. 큰 공룡 하나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주목을 받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시도들도 많아지고, 결국 1위 업체 입장에서는 방어하고 안정화, 고도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검색 기술력과 가치있는 콘텐츠 확보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데이터베이스(DB) 양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신속하고 가치있는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네이버의 검색서비스는 정체된 서비스, 완료된 서비스가 아니라 현재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영화, 인물 등 버티컬 검색과 마이(My)뉴스서비스 등 개인화 검색을 선보이는 등 검색 서비스의 품질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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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nhn 대표 ⓒ<홍봉진 기자 honggga@> |
-올해 해외시장쪽에서 네이버의 일본내 검색 서비스 런칭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상황과 일본내 검색 시장에 대한 포부는.
▶이미 검색 서비스에 필요한 검색엔진 및 서비스를 구성할 기본 프레임워크에 대한 개발을 끝내고 현지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진출을 하더라도 일본검색이 단기간에 놀랄만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NHN재팬에서 축적해온 일본 시장에 대한 경험과 NHN이 보유한 기술력, 서비스 기획력, 인프라, 자금력 등이 결합된다면 장기적으로 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신합니다.
전세계 검색시장은 2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구글식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네이버식 모델입니다. 구글식 혹은 미국식 모델이 전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것처럼, 네이버식 모델도 분명 세계에 통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경쟁력있습니다.
네이버는 정보가 없던 상태에서 성장한 모델이기 때문에 접근 방법과 철학에서 미국식 모델과 전혀 다릅니다. 이제 일본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본격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인데 제대로 진용을 갖춰 나가고 싶습니다. 우선 1차 목표는 일본시장에서 안착하는 것입니다.
- 인터넷 서비스는 '문화' 특성이 강합니다. 해외에서 과연 네이버식 검색모델이 경쟁력이 있을까요.
▶검색은 결국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잘 찾아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입니다. 처음에는 검색되지 않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이제는 검색해서 한두 페이지 안에서 안나오면 존재하지 않는다로 기대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이용자들이 만족할만한 정보를 한두페이지 안에 넣어야 하는데 대상이 되는 페이지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결국 물리적으로 검색의 성능은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이용자들도 하나의 검색서비스만 쓰지는 않게 될 것 같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일등인 곳의 점유율이 모두 50% 이상이고 정보를 찾아보는 패턴이 한 사이트로 몰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2등도 존재하는 시장이 올 것입니다. 결국 다른 알고리듬에 의한 서비스를 또 찾게 될 것입니다. 1등 업체와 똑같은 접근방식으로는 승부가 날 수 없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우리는 글로벌 검색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일본에서 일본인들에게 맞는 검색 방식으로 할 것입니다.
- 네이버도 '첫눈'을 비롯한 다양한 회사들을 인수해왔는데, 올해 추가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는지.
▶ M&A는 인터넷기업에서는 훌륭한 연구개발(R&D) 툴입니다. NHN은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언제나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해외에선 훌륭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벤처기업들에 장기적인 벤처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더 큰 기업에 매각하고 또 다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투자기반 자체가 약하기도 하고, 큰 기업이 우수 벤처기업들을 인수하면 문어발식 확장, 성장기업의 씨를 말리는 행태로 치부되어 아쉬움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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