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

연락...

venhuh 2008. 2. 20. 00:17

메일을 확인하다가 반가운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2000년 무렵. 그러니까 무려 8년 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으로부터 도착한 메일이었습니다.

당시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 사업을 일시적으로 접어야 할 때, 정들었던 직원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참 잘 나가던 때였는데..^^'
투자사의 공금횡령 사건이 터져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긴거였죠.

그때 참 일을 열심히, 성실하게 잘 해 주었던 사회 초년생 여직원이 한명이 있었드랬습니다.
경리과였고 거의 비서업무도 마다 않고 성의있게 일을 했던...

그해 5월 무렵. 깐느국제영화제를 국내, 아니 세계 최초로 인터넷 생방송을 하기 위해 방송팀과
직원 20여명이 현지에 출장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직원 중 한명을 포상하여 선발, 깐느에
데려가기로 했었답니다.

선발된 그 직원이 해야 할 일은 그냥 함께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여행이나 다니고, 영화도 보고..
정말 말 그대로 '월급받고, 놀러가기'였던 터라 경쟁률이 참 치열했었는데..
그 경리 여직원이 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이 되었었답니다.

영화제 현장 생중계도 잘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얼마 시점 이후, 사건이 터지고 뉴스에까지
사건이 보도되고 급기야는..

그렇게 사업을 접을 때, 헤어지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었습니다. 정이 든 많은 직원들도
그랬지만, 특히 일도 잘 하고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참 많았었는데..


무려 8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 직원으로부터 메일이 왔길래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반가운 그 목소리가 그대로 들리고,  그간의 안부도 묻고, 조만간 사무실에 놀러온다길래 흔쾌히
반갑게 맞이하겠노라며 꼭 보자고 했습니다. 당시 스물넷이던 사회초년생 처자가 이제는
서른 둘이나 되었다네요. ㅎㅎㅎ~

...

누구나 인생 자체가 그 나름대로의 인생을 놓고 본다면 드라마틱한 사건과 기억, 추억들이 많이
있겠죠. 저는 지난 과거의 흔적들을, 아쉽게도 사진들로 찍어서 보관해 오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이렇게 머릿속에서 꺼집어 내어 보면 정말 많은게 기억이 나곤 합니다.

그 많은 기억들.. 특히 아쉬웠던, 그리고 애틋했던 추억들을 회고해 보노라면, 참 인생 자체가
짧은 단편, 단막극으로 연결이 된 장편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뭏든, 반가운 연락에 모처럼 옛날 생각도 해 보고...
맥주 한모금이 정말 시원해지는걸 보면 또 과거로의 여행을 계속 떠나야 할 때인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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