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나의 일기...

거리에서...

venhuh 2013. 12. 3. 01:48

#거리에서..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너머 또 하루가 저물땐 

왠지 모든것이 꿈결같아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무얼 

찾고있는지 뭐라 말하려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와요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던 것 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그곳으로 떠나버린후


사랑의 슬픈 추억은 소리없이 

흩어져 이젠 그대 모습도

함께 나눈 사랑도 더딘 시간속에 

잊혀져가요...


거리에 짙은 어둠이 낙엽처럼 쌓이고

차가운 바람만이 나의 곁을 스치면 

왠지 모든것이 꿈결같아요


옷깃을 세워 걸으며 웃음지려 하여도 

떠나가던 그대의 모습 보일것같아 

다시 돌아보며 눈물흘려요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던 것 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그 곳으로 떠나버린후


사랑의 슬픈 추억은 소리없이 

흩어져 이젠 그대 모습도 

함께 나눈 사랑도 더딘 시간속에 

잊혀져가요...


..


더딘 시간속에 잊혀져가요... ...



...



꿈같은 하루가 또 지나갔다. 한주중 가장 바쁘고 분주한 월요일도 이제 모두 마치고 저물어 가는 시간. 깊어가는 밤..

오전 출근길부터 낮에는 한참 바쁘고 정신없이 사람들 만나고 서류처리하느라 컴퓨터로 한참을 작업하다가 또 미팅하고, 잠시 틈이 나면 모니터에 적혀진 메모, 노트들을 체크하며 밀린 일들 정리, 또 걸려온 전화.. 그렇게 덤벙거리다가 몇차례 실수도 하며 머리를 치곤 한다는.. 꼭 한두가지는 놓친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 생산적인 일을 하며 하나씩 결과를 만들어 나아가는 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의 일로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할때면 어느새 다시 정신차려서 일을 해야 한다. 


간혹 부딪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모습들도 참 보기 좋다는 생각.. 


아뭏든, 오늘도 하루가 그렇게.. 바쁘게 흘러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이제는 '어제'가 되어 역사속으로 묻혀져 간..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주차를 마치고 난뒤 몇발자욱 걸어서 도착한 편의점 앞. 

늘 똑같은 일상중 하나. 담배 한갑과 술 몇병이 어느새 손에 쥐어진채 다시 집앞을 향해 걷다 보면 골목길에서는 여러가지 풍경들이 눈에 띈다. 특히, 시장통 끝길 이 골목길에는 노래방이 참 많다. 노래방 앞에 시동을 켠채 늘 세워진 봉고차들은 뭘까? .. 

늦은 밤에도 이 거리를 지나치는 숱한 사람들, 그들의 표정들을 또 살펴본다. 


편의점 안. 하루의 마감. 퇴근길에 들어서면 늘 나를 반겨주는 붙임성 좋은 젊은 총각의 웃는 표정,

팔짱을 껸채 다정히 웃으며 어디론가 향하는 커플들의 행복한 표정,

멀쩡한 검정양복에 하얀 와이셔츠 목새로 풀어져 비뚤어진 넥타이를 맨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집을 향하는 피곤해 보이는 젊은 남자의 표정,

쓰레기차에 올라탄채 전봇대 앞에 뛰어내려 쓰레기 봉투를 차에 싣는 청소부 아저씨들,

치킨집 안. 건배를 외치며 술잔을 부딪히는 열정넘치는 직장인들, 

그 치킨집 주방에서 뜨거운 열기를 참아가며 닭을 기름에 넣고 꺼내는 치킨집 아저씨, 손님들에게 열심히 서빙하는 아주머니, 

어두운 어느 골목길을 총총걸음으로 사라져간 몸매가 아름다운 아가씨의 뒷모습,

어느새 조용한 골목길 집앞, 텅빈 거리..


그렇게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 표정들 속에서 난 아직도 누군가의 표정을 찾고 있는 것일지도..



...


집. 현관을 들어서 신발을 벗고 난뒤 옷 주머니, 가방 여기저기서 꺼내는 물건들.. 휴대폰, 지갑, 카드, 명함들, 영수증, 동전, 차키, 집키, 담배, 라이터, 껌, 구강청정제, 그리고.. 가방에서는 노트북, 아답터, 스마트폰 밧데리와 충전기, 전선들.. 그리고 수첩, 서류더미들, 주머니에서, 가방에서 온갖 하룻동안 내 곁을 함께 했던 소중한 물건들을 차곡히 꺼내어 분류를 마치고 난뒤,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를 거쳐 책상앞. 퇴근전 마치지 못한채 미뤄두었던 일 생각에 한참을 모니터를 보며 작업하다가 보니 또 음악이 없는 공간, 공허감이 느껴질 무렵이 되어서야 음악 한곡을 찾아 틀어놓는다. 집중에 도움이 되는 클래식 몇곡..


...


다시 흐르는 시간.. 째깍거리는 시계의 초침소리. 다시 모니터에서 눈을 띌 무렵, 다시 냉장고를 찾을 무렵이면 어느새 캔맥주 한두개를 비우고 소주를 꺼낼 타임이다. 다시 떠올려지기 시작하는 꿈. 기억 조각들이 꺼내진다. 지치고 지겨울 때도 되었건만.. 어떻게 해야 이 방황을 멈출 수 있을지.. . 


아까 '거리에서' 봤던 어느 누구의 표정에서도 내가 찾는 사람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늘도..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어느날엔가에는...


지난주 주말밤, 모처럼 함께 일하는 분들과 한달의 마감을 마치고 기분좋은 술자리를 마치고 노래방에서.. 노래방에서 즐겨부르는 나의 애창곡 몇곡, 노래를 부르다가.. 눈을 감은 채 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 얼핏 스쳐지나갔던 누군가의 표정이 멈춰진채 뇌리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이 밤.. 


하지만, 요즈음.. 이상하게도 그 모습, 표정이 점점 내게 더 가까워지고 있는 알 수 없는 느낌이 든다. 

뭘까. 이 느낌은.. 마치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표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과거속, 그녀의 표정을 이제 다시는 찾을 수는 없겠지만.. 

최근들어 계속 꿈속에서 그녀의 모습이, 희미한 형상이 보인다. 아직은 표정을 알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꿈을 꾸거나, 그 꿈을 그리는 일이다. 

그 작업을 위해 난 오늘도 그 꿈을 찾기 위한 영화를 꿈꾼다. 





...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




ㅡ 마이스토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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