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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두뇌를 바꾼다

venhuh 2008. 1. 19. 23:29

<과학> 문화가 두뇌를 바꾼다
연합뉴스|기사입력 2008-01-19 11:07
 

(서울=연합뉴스) 문화가 입맛이나 음악적 취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문화가 두뇌 회로 자체를 바꿔 놓는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18일 보도했다.

즉 서로 다른 문화권 출신들은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두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미국인과 동아시아인들을 상대로 도형에 관한 문제를 풀게 하면서 이들의 두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촬영한 결과 미국인들은 상대적 판단을, 동아시아인들은 절대적 판단을 더 어려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심리과학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기존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미국 문화는 개인에 중점을 두고 독립성을 높이 평가하지만 동아시아 문화는 보다 공동체 지향적이고 사람이나 사물을 그런 맥락에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T 학자들의 연구는 이런 문화적 차이가 두뇌활동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신경학적 증거로 보여준 최초의 연구이다.

연구진은 미국인 10명과 최근 미국에 도착한 동아시아인 10명에게 네모 안에 여러 개의 선이 들어있는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테두리 네모와 상관없이 선들의 길이가 같은 지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와 절대적 크기에 상관없이 여러 그림에 나타난 네모와 선들의 비례가 같은 지를 묻는 문제를 제시했다.

그 결과 fMRI에 나타난 미국인들의 두뇌는 상대적 판단 문제를 놓고, 동아시아인들의 두뇌는 절대적 판단을 놓고 더 고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두 집단 모두 자신의 문화권에서 익숙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는 두뇌 활동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자신의 문화권에서 선호하지 않는 사고를 할 때 두뇌가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차이가 놀라울 정도로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피실험자들에게 "가족 중 누군가의 실패에 책임을 느끼는가"라는 사회적 태도에 관한 질문을 던져 이들이 자신의 문화에 얼마나 동질성을 느끼는지 측정했으며 그 결과 두 집단 모두 자신의 문화에 동질성을 강하게 느낄수록 두뇌 효과도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사물을 접할 때 눈 자체가 달리 보는가, 아니면 보기는 똑같이 보되 이를 처리하는 두뇌작용이 다른 것인가 하는 오래 된 문제에 관해서도 이 연구가 답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눈이 사물을 처음 볼 때 두뇌 활동은 다르지 않지만 정보를 처리할 때는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다른 문화권으로 이동한지 6개월이면 사고방식이 바뀐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이는 이 문제가 신경학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자신들의 연구는 특정 문화를 정형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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